[책]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1] _ 그가 콘크리트를 좋아하는 이유는?
건축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 대한 책을 읽었습니다. 안도 다다오는 일본인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로 한국에도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이 여러개 있는데요, 오늘 그의 책을 한 번 읽어보았습니다. 그의 건축물만 보기에는 세련된 이미지의 건축가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삶은 험난한 여정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건축에 대한 철학 뿐만 아니라 그가 삶을 살아온 길 마저도 도전을 주었는데요. 책에서 봤던 인상깊었던 내용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도 다다오는 건축에 관해 정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세계적인 건축가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 부터(초등학교 입학 후,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외할머니와 단둘이 함께 자라며, 복서로 짧게 활동하다가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했는데요. 그가 자신의 진로를 건축가로 이뤄나가기까지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냈습니다. 복서로서의 활동에 자질도 없고 자신도 없어지자, 그는 무언가를 만들 때 즐거워했던 것을 기억하며 건축가의 길을 꿈꾸게 되는데요. 그는 건축을 독학으로 공부하기 위해 대학 4년을 1년에 마치자는 각오로 죽기살기로 책을 읽고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또한, 그 후 4년 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건축물을 보게 되는데요. 이 경험이 훗날 자신의 큰 자산이 되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장소에서 생활에 나가는 데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과연 주거란 무엇인가 하는 사상의 문제였다. 이에 대하여 나는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생활이야말로 주거의 본질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그의 건축이 사람이 살기는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그는 무엇보다 인간이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가, 그 방향성과 본질에 집중하여 되려 사람이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철학을 담은 건축을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건축의 아름다움에 집중할 때, 안도의 건축물은 왜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지,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는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무소에서 안도의 모습은 매우 거칠고 완벽주의적이었다고 합니다. 이 대목에서는 스티브잡스가 생각나기도 했는데요, (성격이 별로 안 좋았다고 하지요). 안도는 어떤 업무가 머리에 떠오르면 그 즉시 담당자를 불러 수정을 했다고 합니다. 또한 업무의 태만함이나 현장과의 관계에 허술함이 보이면 불호령을 날리거나 젊은 시절에는 여차하면 손발이 튀어나간 적도 있다고 하니... 같이 일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네요. 본인도 그런 부분은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사람이 살아야 하는 건축물을 만드는 자로서의 직업적 책임감과 학벌사회에서 무시를 받으며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의지 때문인 것 같기도 하네요.
직업적인 책임의식이 강하게 드러나는 대목 같습니다. 이런 치밀함 그가 세계적인 건축가 반열에 이르는 데 한 몫을 담당했을 것 같아요. 이런 그도 처음에 일을 시작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는데요, 그가 어떻게 삶의 어려움을 이겨나갔는지를 보다보면 한 인간으로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권투로 돈은 웬만큼 벌 수 있었지만, 그의 권투 전적은 그가 말하기를 고만고만했고, 자신과는 차원이 다르게 능력이 많은 권투 선수들을 보면서 권투로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무너지게 됩니다. 권투를 시작한지 2년 때, 마침 고교생활이 끝날 때 즈음에 그는 권투를 그만두게 됩니다. 그리고 건축을 하기로 마음 먹게 되는 데요. 그는 형편상 독학을 해야했고,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고 합니다.
추상적인 언어로 아는 것과 실제 체험으로 아는 것은 같은 지식이라도 그 깊이가 전혀 다르다. 첫 해외여행에서 나는 생전 처음으로 지평선과 수평선을 보았다. 지구의 모습을 온몸으로 느끼는 감동이 있었다.
안도는 돈을 모아서 세계여행을 다녀오는데요, 이 경험을 통해 그의 건축에 대한 시각을 넓힐 뿐만 아니라 인간이 지구의 한 일원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런 그의 경험들은 훗날 그의 건축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또한 그는 빛을 배우 중요시했고, 르꼬르뷔제를 매우 동경했는데요. 르꼬르뷔제도 독학으로 건축가가 되었다는 점도 그와 비슷한 점이라 더 끌렸다고 합니다.
그가 만든 첫 건축, 주택 '스미요시 나가야'입니다. 빛이 들어오는 중정이 건축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그는 인간과 주변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히 여겼습니다. 물론 이색적인 외관과 기능성의 측면에서 그는 비판도 많이 받았는데요, 그의 생각을 이러했다고 합니다 .
그의 건축의 특징은 노출 콘크리트입니다. 그가 콘크리트를 유독 아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편으로는 자연과의 조화를 생각하는 그가, 콘크리트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부분은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무소 출범 직후에는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날이면 나도 인부들 속으로 뛰어 들어가 죽봉을 잡았다. 트릿한 인부가 보이면 멱살을 쥐어서라도 온힘을 다하라고 다그쳤다. 콘크리트의 성패는 건축가와 현장의 인간관계가 얼마나 굳건하냐에 달려 있었다.
콘크리트는 그의 개성과 건축적인 표현을 자유롭게 하도록 만들어주는 소재였던 것 같습니다. 또한 가장 간단하고 저렴했기 때문인데요. 어떻게 표현해낼 것인가에 집중했던 그의 건축에 대한 생각이 콘크리트를 통해 제일 잘 드러났던 것 같습니다. 콘크리트를 친숙하게 만들어준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 더 새롭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만나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