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뜨거운 국물에 쫀득쫀득한 순대가 그리울 때가 있다. 잡내도 없고 부속 고기들의 깔끔하고 다양한 식감이 주는 순대국의 참맛을 알게된 후, 순대국이 맛있다고 하는 집 마다 찾아가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내 원픽은 농민백암순대이다. 그런데 청와옥이라는 스타가 등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직접 찾아갔다.
이곳은 청와옥 을지로점! 내부가 이렇게 고풍스러울수가. 순대국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키려는 기맥힌 마케팅 전략! 식당 이름도 ‘옥’이 들어가지 않는가, 고급진 느낌을 주려고 하는 듯 하다.
그래도 맛이 좋아야지! 순대국하고 편백나무세트를 시켜서 먹어봤다. 그릇들도 고급진 느낌!
들깨가루 팍~ 넣고 휘휘 저어 먹는다.
편백나무세트는 순대와 야채, 고기를 좀더 추가한 거라고 보면 된다. 아주 배가 고프지 않은 이상 순대국만 먹어도 충분한 듯 싶다.
청와옥 순대국은 일단 잡내가 없고 깔끔하고 고소하다! 확실히 사골국 먹듯 고소한 맛이 난다. 순대도 장에 찍어 한 입! 무난하게 맛있다. 그렇지만 한가지 걸리는 것은 국물이 살짝 기름지다는 것이다. 맑고 시원~ 이런 느낌보다는 구수하고 살짝 느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국물맛고 좋고 고기도 부드러워서 평균이상이다.
제일 인상 깊었던 건 반찬이 너무 맛있다는 것. 깍두기, 무생채, 특히 어리굴젓 ㅠㅠ 어리굴젓 먹으러 한 번 더 간 건 비밀!! 여튼 청와옥은 통과!!
농민백암순대를 알게 된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선릉에 본점이 있는데 첫 입을 먹자마자 눈이 띠용했던 기억이 난다. 줄이 너무 많은 날은 못 먹고 돌아서기도 했는데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의 성지같은 곳이랄까.
청와옥 순대국을 먹은 후, 며칠 후 다시 농민백암 순대국을 기억해내기 위해 시청점을 찾았다.
시청점은 이렇군! 점심시간 한참 지나고 와서 한산한 모습. 특 2개를 포장했다.
특 두개인데… 3인분처럼 많아서 깜짝 놀랐다.
다대기는 따로 달라고 하면 하얀국물일텐데 나는 그냥 주문했다.
부추랑 깍두기 새우젓도 조금 담아주셨다.
라면 2인분 끓이믄 냄비에 넣었더니 도저히 국물까지 못담을 듯하여 큰냄비로 옮겼다.
팔팔 끓이니 거의 4인분 되는 것 같다.
농민백암순대는 여전히 맛있었다. 일단 국물이 매우 깔끔하고 맛있다. 고기는 양이 정말 많고 다양하며 잡내는 물론 없다. 깔끔한 감칠맛이 역시! 맛있군 하며 감탄을 부른다. 청와옥에 비해 기름이 적다는 게 큰 메리트이다.
아직도 내 원픽은 농민백암순대이다. 이 국물과 고기의 푸짐하고 깔끔한 맛이 딱 좋다. 그렇지만 청와옥도 고소하고 맛있다. 특히, 반찬 생각이 나거나 좀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 먹는 순대국을 경험하고 싶을 때 좋을 것 같다. 청와옥 오징어 볶음도 맛있다는 데, 궁금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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