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상담, 기독교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스캇 펙의 책을 한번쯤 읽어봤을 것이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라는 책이 유명해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는데, 그의 나머지 책도 여러권 읽어보았다. 새로운 영역의 치료에 대한 책도 있었고,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라는 책도 있었다. 그 중에 율리시즈에서 나온 스캇펙 시리즈 중에 읽은 '끝나지 않은 여행'이라는 책에서 인상 깊은 구절들을 골라보았다.
73
앞으로 살 수 있는 날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사람들은 그 즉시 자신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직도 내가 IBM에서 일하고 싶어 할 거 같아? 그렇다면 내가 사람이 아니지. 난 가구를 손질하고 싶어. 난 늘 이 일이 하고 싶었어." 또는 "내가 정말로 1년밖에 살지 못한다면 난 절대로 내 남편 같은 작자랑 살고 싶지 않아. 내 남편은 너무나 구식이야. 쉰내 나는 고리타분한 늙은이라고." 이런 결정을 내린 후, 실제 환자들의 삶 속에서 그와 같은 변화가 일어나면 암은 정말로 감쪽같이 사라진다.
121
겸손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정말로 잘 알려주는 덕목이다. 이것은 14세기 익명의 수도사가 쓴 '무지의 구름"에 나온 말을 살짝 바꾼 것이다. 이 말은 심오한 진술로서 자기 자신을 아는 데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내가 사람들에게 '나는 저열한 작가입니다'하고 말했다면, 이것은 사실상 겸손이 아니다. 최고는 아닐지 몰라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나는 비교적 괜찮은 작가입니다'하고 말하는 편이 오히려 솔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진술을 '가짜 겸손'이라고 부른다. 반면에 '나는 훌륭한 골퍼였다'고 말한다면, 실제로는 기껏해야 아류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그것은 지나친 거만이 된다. 진정한 겸손이란 항상 사실에 바탕을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에 딱 막는 것, 자신이 어떤지를 제대로 아는 것 그리고 자신의 좋은 점과 나쁜 점 모두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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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성공을 거둔 삼십 대 후반에서 사십 대 초반의 남자와 여자를 열 명 이상 불러모았다. 동료보다 앞서 승진했고 평판도 좋았다. 결혼한 사람들은 행복한 가정생활을 꾸려나갔으며 아이들은 성적이 좋았고 잘 자랐다. 어느 날 이들에게 종이에다 가장 중요한 것을 우선순위로 적게 했다. 첫번째로 사람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제일 먼저 답안지를 제출한 사람이 40분 이상이나 걸렸다. 주목할 말한 사실은 우선순위의 두번째, 세 번째 항목은 제각각 다양한 영역에 걸쳐 대답이 분포되어 있는데, 첫 번때 항목은 열 두명 모두가 정확하게 똑같은 답을 썼다. 그 답은 '사랑', '신', '내 가족' 같은 것들이 아니라 오직 '내 자신'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성숙한 자기애를 표현한다. 자기애는 자기에 대한 배려, 존중 그리고 책임과 자기 이해를 함축한다.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없다. 하지만 자기애와 자기중심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성공한 이들은 하나 같이 배우자와 부모를 사랑하고 상사를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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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짓말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나쁘다고 정의한다. 이런 유형의 사람과는 가까이하기가 몹시 힘들지만, 그런 사람과 어느 정도 친해져 이렇게 물을 수 있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단 하나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그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의 자부심."
두 가지 대답이 얼마나 가까운지 주의해보라. 성공한 열 두명의 사람들은 '내 자신'이라고 썼고, 이 사람은 '나의 자부심'이라고 했다. 거짓말하는 사람들의 사고나 행동 방식을 짚어볼 때 이들의 대답은 맞다. 이들의 자부심은 인생에서 유일하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무엇인가가 자부심을 위협한다면, 자신의 불완전함(나쁜 감정)을 드러내는 증거가 있다면, 고쳐나가기보다는 그런 증거를 흔적도 없이 지워버리려 안간힘을 쓸 것이다. 나쁜 행동은 이런 데서 나오는 것이다. 그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부심만은 반드시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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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자기애)와 자신에 대해 항상 좋은 감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자부심을 지켜야 한다는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를 이해하고 구분하는 것은 자기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이다. 훌륭하고 건강한 사람이 되려면, 이따금씩 자부심을 제쳐놓아야 하고 자신에 대해 항상 좋은 감정을 가져서도 안 된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히 해야 한다. 비록 늘 자부심을 가질 수는 없더라도 말이다.
157
난 아직도 아브라함과 이삭의 이야기는 여덟 살짜리 아이에게 가르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장 피아제의 정신 발달 단계를 받아들여 생각해보면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사태를 파해석해서 받아들이는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듣기에 적절하지 않은 때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해석할 수 있는 적절한 나이와 올바른 시기도 있는 법이다. 그러나 장년이 된 내게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심오한 의미로 다가온다. 은유적으로 해석해보면, 이 놀라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언제고 자녀를 포기해야 할 때가 온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물론 자녀는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고 마땅히 우리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지만 영원히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떤 시점을 지나서까지 자녀를 놓아주지 않는다면, 자녀는 물론이고 부모 자신을 송두리째 파괴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선물을 되돌려주는 법과 자녀를 신에게 맡기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이제 자녀는 더 이상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다. 이제부터 아이들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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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달라지고 모양을 바꾸는 인간의 독특한 능력(정신적 성장)은 인간의 영성에서 반영된다.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아는 사려 깊은 사람들을 보면 사람이 영적으로나 종교적으로 모두 같은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영적 성장이나 종교적인 발달 단계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이 문제에 관해 글을 쓰는 이들 가운데 현재 가장 유명한 사람은 '신앙의 단계'라는 책을 쓴 에모리 대학교 캔들러 신학교 교수인 제임스 파울러 교수다. 파울러 교수는 영적인 성장을 여섯 단계로 서술한다. 나는 것을 네 가지 정도로 다시 정리했지만, 본질적으로는 같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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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을 관찰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사람들의 숭배 형태를 주목하는 것이다. 알코올의존증 환자에게 술병은 우상이다. 숭배의 형태는 상당히 다양한데, 그중에는 아주 낯익은 것도 있다. 도박이나 섹스처럼 비약물적인 중독도 있다. 돈을 숭배하는 것도 또 다른 형태의 중독이다.
숭배는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형태로도 생겨난다. 그중 하나가 가족에 대한 숭배다. 이런 숭배 속에서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은 행하거나 말하는 것보다 부권적이든 모권적이든 가족의 행복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말할 때마다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우상의 희생물이 된다. 가족의 화목이야 말로 때로 가장 숨 막히는 숭배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숭배와 중독이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약물 중독보다도 훨씬 더 위험하다는 점을 명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력 중독, 안전 중독도 있지 않은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비용을 따져보면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 폐해가 가장 적은 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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