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자신의 능력을 타인에게 잘 쓸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스스로에게 이행해야 하는 의무이자 동시에 권리이다.
69
피해자인 사람이 가해자의 적극적인 사과 없이 스스로, 그것도 아주 능동적인 방식으로 감정의 악순환을 끊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이때 이들에게 조력자가 필요하다. 자신의 감정을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심리학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름만큼 대단하고 위대한 사람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심리상담을 진행했던 나도 조력자였지만, 가슴으로 뜨거운 지지를 보냈던 그의 남편도 그녀의 조력자였다.
...
어린왕자에서 장미꽃과 사랑에 빠진 어린왕자는 별을 떠나 여우를 만난다. "너의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그 꽃을 위해 네가 보낸 시간 때문이야"라고 마해 준 여우는, 어린왕자의 진정한 성장을 도운 조력자다. 결국 정원에 핀 5천 송이의 장미꽃들보다 자신의 시간을 들여 함께한 장미꽃 한 송이가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79
빅터프랭클은 자아 초월적인 삶을 사는 인간을 건강한 성격, 건강한 인간이라 말한다. 지금 나의 모습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잠재적 능력들을 발견하고 한 단계 발전시키는 것이다. 여러 심리학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결국 건강한 성격이란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내면 깊숙이 스스로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129
주위를 보면 그와 같이 거절 공포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부모님 말씀이니까, 상사의 명령이니까, 친구의 부탁이니까, 애인이 원하는 거니까... 라는 이유로 무조건 'Yes'를 외치는 이들의 공통점은 '배제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상대방이 자신을 싫어하거나 사람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안고 살아간다. 타인의 비난에 민감한 만큼 점차 사람을 만나고 편하게 대하는 것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135
답답해하는 아이엄마에게 나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아이가 스스로 부딪쳐 터득하도록 두세요"라고 말했다. 양말을 신지 않고 학교에 갔다고 해서 엄마가 다시 양말을 챙겨 줄 필요는 없다. 아이가 해야 할 일마저 대신해 주고 만다. 결코 좋은 게 아니다.
145
다른 사람과 삶을 바라보며 끝없이 비관할 것인가, 어떻게든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할 것인가, 그 갈림길에 서 있다면 우리는 후자를 택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와 '내 삶'에 집중할 때 비로소 '내가 가진 능력'이 눈에 보인다. 금수저를 들지 않더라도, 자기 안에 빛을 간직한 사람은 그 자체로 빛나는 법이다.
150
그의 아내는 결혼 후에도 원가족에 매인 채 현재의 가족을 외면했다. 원가족이란 부모, 형제, 친척처럼 혈연으로 묶인 가족을 뜻한다. 결혼을 하면 자연스럽게 원가족과 분리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 나라에는 부모나 자녀, 혹은 양쪽 모두가 그 과정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갈등을 겪는 부부들이 상당히 많다.
152
걷다 쓰러질 만큼 무거운 짐을 고스란히 안고 가는 사람에게 꼭 말해 주고 싶다. 내가 더 사랑하니까, 그나마 내 형편이 제일 나으니까, 이렇게 할 사람이 나밖에 없으니까..., 그 어떤 이유로든 당연한 사람이 되지는 말라고. 혼자 짊어질 수 없는 짐은 내려놓고, 나눠들어라. 그것은 당신에게 당연하게 주어진 숙명이 아니다.
179
빅터 프랭클의 말처럼 우리에게는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가 있다. 그것은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든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책임성이 있는 자유, 양심 앞에서의 자유라는 적극적인 의미이다. '상황이 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상황에 굴복하느냐 대항하느냐를 결정'하는 자유라는 뜻이다. 인간은 자기의 인생항로를 형성해 갈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형성해 간다. 그런 만큼 자기의 행위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현재의 자기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
책임이 두려워 선택을 하지 못한다면 타인과 상황에 내내 휘둘릴 수밖에 없다. 그것은 방관하는 삶이며, 진정한 '내 인생'이 아니다. 그러나 책임을 지는 삶은 온전한 '내 인생'이며, 그러한 삶을 살 때 우리는 자기의 선택에서 오는 모든 결과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성취와 기쁨, 실패와 슬픔마저도. 최선을 다해 만들어가는 삶에는 무기력하게 살아갈 때는 미처 만날 수 없었던 의미가 숨어 있다. 그것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살아 있는 자신의 존재 자체를 소중하게 만들어 준다.
195
나는 이 드라마(막돼먹은 영애씨)를 젊은 친구들에게 보기를 권한다.자신이 만든 상상과 그림 속에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의 모습을 꿈꾸며 스스로를 붑정하는 일을 이제 끝냈으면 좋겠다. 끊임없이 샘솟아나는 부정의 기운을 퍼 올리지 말자. 자신의 상황을 주변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를 향해 정면으로 돌파해나갔으면 좋겠다.
205
그저 사랑한다는 이유로, 나의 아이란 이유로 그렇게 불쑥 엄마들은 자식들의 삶에 비집고 나타난다. 이 길은 틀리고 저 길은 옳다하며 삶의 방식들을 강요한다. 이런 방법이 진정으로 아이를 위하는 길일까?
빅터 프랭클은 시련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자신만의 유일한 과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시련을 겪는 중에도 자신이 이 세상에서 유일한 단 한 사람임을 인지해야 하고 그 사실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니, 자신에게 닥친 시련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고, 그 고통으로부터 구해 낼 수도 없다고 단언한다. 오롯이 그 시련을 받아들이고 이겨 내든, 함께 가든 어떤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시련을 겪는 사람의 독자적인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회를 부모란 이유로 뺏는다면, 이는 누군가의 삶에 자신이 불쑥 들어와 주인공 행세를 한다는 것이다 다름없다. 자신의 주관대로 삶을 설계하고 만들어 나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인간다운 삶을 사는 방법인데, 이를 빼앗아 가는 것은 폭력이나 다름없다. 뺏기는 자 역시 강렬히 저항하고 삶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을 지켜보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을 것이다. 이는 시련이 주는 당장의 아픔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시련은 분명히 가치 있는 것이며 이는 곧 과정의 가치를 의미한다.
살면서 겪고 싶지 않은 일, 마음 찢어지게 아픈 일을 원한다고 건너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과정을 겪어야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살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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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은 현재에 영향을 주며, 그것은 좋은 영향이기보다는 나쁜 영향인 경우가 많다. 현재를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이 끌어안고 있는 과제를 찾아내야 한다. 나는 어떤 증상에 시달리는지, 내가 가진 비합리적 신념은 무엇인지, 내가 겪는 고통은 어디에서 오는지를 묻지 않으면 영영 숙제를 해결할 수 없다.
빅터 프랭클은 인간이 자기 반성을 할 뿐 아니라 스스로의 심판자가 될 수 있는 존재, 즉, 자기 자신을 자기로부터 분리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라고 보았다. 이것은 그가 실천한 로고테라피의 바탕이 되는 주요한 이론 중 하나다. ... 때로는 조금 떨어져 자신을 바라보다. ... 미처 보지 못했던 온전한 '나'의 모습이 모일 것이고, 제멋대로 끓어오르기만 했던 감정의 정체가 조금씩 확연해질 것이다. 불행에서 벗어나는 길 도한 그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언제나 문제의 인식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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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시련. 온전히 스스로 시련을 짊어지고 가는 사람은 그 과정을 거치면서 이전의 삶보다 더욱 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고 빅터 프랭클은 설명한다. 온 몸으로 시련을 경험하면서 깨달은 무언가는 온전히 스스로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빅터프랭클은 당당하게 터널로 걸어 나와 눈부신 빛이 무엇인지 경험하길 권한다. ... 터널에서 나오는 일도, 터널로 다시 들어가는 일도 모두 자신의 선택이다. 터널 앞에 서 있는 그대,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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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상처를 담담하게 바라보고 그녀가 깨달은 것은,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자신을 괴롭혀 왔던 원인모를 죄의식, 친부라는 이유로 마음껏 미워하지도 못하는 가족의 굴레를 보기 좋게 던져 버렸다. 그녀는 그동안 자신의 삶을 갉아먹던 죄의식에서 해방되었고, 가해자인 아버지를 마음껏 욕하고 또 세상이 그녀의 편이 되어 준 것이다. 그녀의 선택은 옳았고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빅터 프랭클이 말한 내 삶을 결정하는 자유의지를 그녀는 되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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