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가본지 너무 오래돼서 그런지, 미술관을 너무 가고 싶더라구요. 마침, 석파정을 들리고 싶었는데, 석파정과 함께 위치한 서울미술관에서 재밌는 전시가 열려서 방문해봤습니다. 초록창에 평이 매우 좋았는데, 제가 직접 가보니 추천할만큼 좋은 전시였어요.
Notice! 미술관 관람을 위해 꼭 마스크 착용을 해야하며, 입장 시 체온측정이 있습니다. 정상 체온 범위를 넘을 시, 입장 제한이 있더라구요~
전시장 입구에 제일 먼저 등장하는 작품은 바로 이것입니다. 바로, 트루먼쇼 영화에 나오는 장면이죠. 전시장 입구에서 이것을 보자마자, 아!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나에게 하고 있는 거짓말은 무엇일까. 굉장히 흥미진진해지더라구요.
서울미술관이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유입니다.
현대 사회는 ‘거짓말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공을 위해 하는 ‘거짓말’은 잘못이 아니라 ‘처세술’이라고 포장됩니다. 매일 새롭게 만들어지는 ‘가짜 뉴스’는 ‘숭고한 목적’을 위한 필연적인 ‘전략’으로 합리화됩니다. 어릴 적, ‘거짓말’은 분명 눈물을 쏙 뺄 정도로 혼날 ‘나쁜 일’이었는데, 어느샌가 ‘거짓말’은 우리의 삶을 가득 채운 필요 불가결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거짓말’ 자체에는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단지 ‘거짓말을 한다’라는 행동에 ‘의도’가 담기게 되고, 그 의도는 대체로 우리를 힘들게 만듭니다.
서울미술관의 2019년 하반기 기획전 <보통의 거짓말 Ordinary Lie>에서는 ‘거짓말’에 대해, 정확히 말해 ‘거짓말을 하는 행위’의 이야기에 주목해 보고자 합니다. 인류의 시작부터 함께한 ‘거짓말’이 ‘나’ 자신을 향한 거짓말을 넘어 ‘관계’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가 그동안 ‘진실’로 믿고 있었던 것들이 얼마나 크게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는지를 23명의 작가 작품들과 함께 탐구해 보고자 합니다.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 정도와 가치가 너무 흔해진 ‘거짓말’. 거짓말에 대한 이번 전시 <보통의 거짓말 Ordinary Lie>가 새로운 예술 경험과 다양하게 생각할 주제들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의미 있게 전달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보통의 거짓말"을, 사전에서 그 낱말풀이를 해놓았더라구요. 빨간 글자로 적힌 부분이 재밌습니다.
ㅎㅎ 이번 전시 기획하시면서 힘드셨나... 올해는 미술관 그만 둬야지. 우리 모두의 거짓말이죠. 올해까지만 회사다닌다... 라는 안타까운 거짓말이죠.
이건 영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었는데, 딱봐도 아담과 이브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맞은 편에 한입 베어진 사과와 함께 아담의 명대사가 있었습니다.
스테판 슈미츠의 그림이에요. 작가 소개에 이렇게 적혀있어요.
"온라인 속의 나, 그리고 화면 밖에서 만나는 나의 진짜 모습. '나'를 보여주다가 보여주고 싶은 '나'를 만들고 있는 우리의 가짜모습. 현대 사회는 어쩌면 우리를 점점 우리답지 않게 만들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공감가고 생각해볼만한 작품들이 많았어요.
무엇을 명확하게 보고 있는 걸까요? 불완전한 자신은 보고 있는 걸까요?
AI가 부르는 팝송에 Soul 이 담겨 있을까요? AI가 Soul 까지 구현해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사람의 심정일까요? 생각해볼만한 재밌는 주제들이 참 많죠^^
정체성을 묻고 있는 걸까요?
성공 뒤에 가려진 깨진 접시의 파편들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우울함은 외부에서 오는 작용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으로 깊숙히 빠져든다는 것이겠죠?
관계에서의 남용을 생각해본 적 있을까?
전시 중간중간에 바닥에 빨간 전구가 놓여 있어요. 그곳에 문구가 적혀 있는데 보통의 거짓말들을 적어놓은 것 같았어요.
내면의 아름다움은 못생긴 사람들이 만들어낸 환상이다.
아무도 노르면 아무 일도 아니야.
엄마, 엄마가 좋아하니까 전 행복해요.
연예인은 공인이니 그 책임도 공인이 지는 책임과 동일해!
우리가 가진 거짓말들을 하나 하나 되짚어 보게 되더라구요.
진효선님의 작품도 너무 좋았어요. 축 졸업이라는 작품입니다.
그 설명은 이렇습니다.
"유치원 졸업사진을 찍던 날, 처음으로 어른스러움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받았던 경험. 아이가 "사회"라는 거짓 세상으로 들어가게 되는 첫 경험의 순간입니다. 우리가 만들어 내는 사탕 같은 아이들은 정말로 행복할까요."
어른스러움을 강요받는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저 졸업사진이 아주 어색해 보이네요. 모든 작품이 흥미롭고 새로운 시각을 줬습니다. 다양한 작품이 많고 생각해볼거리도 많은, 추천하는 전시입니다!
* 석파정 서울미술관 정기휴관일이 월요일에서 월요일, 화요일로 변경됐으니 참고하세요 ^^
자세한 정보는 아래 사이트를 링크 걸어 놓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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