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여러 전시가 진행중입니다. 지금 메인전시는 "보통의 거짓말"이라는 전시인데요. 전시를 다 보고 나오면, 전화기가 여러 대 설치되어있는 공간이 등장합니다. 설은아 작가의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라는 전시입니다.
이 전시는 차마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꺼낼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요. 꺼내지 못했던 말들을 전화부스에 들어가서 녹음을 하면 누군가에게 전달되기도 하고, 최종적으로는 사하라 사막에 놓아주는 프로젝트라고 합니다.
기획 의도 자체가 너무 신선했어요. 하나의 공간안에 밀집된 전시이지만, 그 어떤 전시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전화기들이 따르릉~ 소리를 내면서 계속 울립니다. 아무 전화기라도 들어보면, 누군가 남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랜덤으로 들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전화기들 옆에 자기 이야기도 남길 수 있는 전화부스가 보여서 들어가 봤습니다.
수화기를 들면 안내멘트가 나오고요. 그 안내멘트에 따라 녹음을 할 수 있어요.
만약, 어떤 말을 해야할지 잘 생각이 안난다면, 노란색 전화번호부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수 있는데요. 이 책의 내용이 참 좋더라구요.
하나씩 읽어보니까 재밌는 내용이 참 많더라구요. 여기서 하나 골라서 말을 꺼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재밌는 이야기가 많죠? 저도 짧게나마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녹음해 봤습니다. 그리고나서 전화부스를 나서서 전화벨이 울리는 전화기 한 대를 들어봤어요.
첫번째 통화는 어떤 젊은 남자분이었는데, 굉장히 심심한 목소리로 "하~ 이걸 듣는 사람은 행복해라~ 인생 뭐 있냐? 그냥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많이 웃고 행복해라." 라고 말하는데, 그 담담한 목소리가 굉장히 마음에 와 닿더라구요. 누구신지 모르지만. 참 고맙습니다 :) 한 번 수화기를 내려놨다가, 다시 들었더니 이번에는 어떤 여자분이 굉장히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시더라구요. "이걸 듣고 있는 분, 꼭 사랑을 해보세요. 용기를 내보세요. 용기를 내 보셔서 한 번 사랑을 해 보세요. 제가 해보니까 그럴 가치가 있더라구요. 성공일지, 실패일지를 생각하지 말고, 용기를 내서 사랑을 해보시길 바래요." 이런 멘트가 남겨져 있더라구요. 두 번의 이야기 모두 감동적이었어요~
전시를 나오는 문을 돌면, 벽에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면 전시된 공중전화 부스와 똑같이 내 이야기를 남길 수 있더라구요. 꼭 전시를 못 가시더라도 저 번호로 한 번 남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참, 유익하고 인상 깊은 전시였습니다! :)
석파정 서울미술관 홈페이지 ▼▼▼
홈페이지에 나온 전시에 대한 설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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