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초보 산행러도 갈 수 있는 코스를 찾다가, 정말 좋은 곳을 알게 됐어요. 바로, 북한산 둘레길입니다. 북한산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인데요. 북한산국립공원은 1983년 우리나라 15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면적은 76.922㎢로 우이령을 경계로 하여 북쪽으로는 도봉산 지역, 남쪽으로는 북한산 지역으로 나뉜답니다.
북한산의 유명한 봉우리가 바로 백운대인데요. 보통, 정상을 갔다오는 코스라고 하면, 백운대를 다녀오는 코스에 속합니다. 하지만, 북한산은 초보산행러에게 쉬운 코스는 아니에요. 그래서 북한산의 주변을 도는 둘레길 코스는 비교적 평탄하고 길도 잘 만들어져 있어서 숲의 아름다움을 보면서도 수월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등산보다는 트레킹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북한산 둘레길 코스 중에 오늘 소개하는 곳은 우이령길입니다. 우이령길은 2009년에 개방한 탐방로인데요. 우이령길의 특별한 점은 산을 두르는 코스가 아니라 산의 중간을 관통하는 코스랍니다.
시작하는 곳은 교현탐방지원센터와 우이탐방지원센터 어디든 괜찮습니다. 소요시간이 3시간 30분으로 나온 것은 왔다갔다 왕복코스로 설정됐기 때문이에요. 돌아오시지 않고 한 곳에서 시작해 다른 쪽에서 끝내신다면 1시간 4~50분 정도가 걸린답니다. 저는 교현에서 시작해서 우이로 끝났습니다.
우이령길은 오래 전에 마찻길로, 한국전쟁 때는 피난길로 사용되었고, 휴전 후 군사작전 도로로 이용했던 길이라고 해요. 산 속 깊은 곳에 있는 것 같지만, 직접 걸어보면 길이 굉장히 잘 나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우이령길이 오랜시간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되었던 이유는 무장공비의 청와대 침투사건(1968.1.21)때 침입 루트로 사용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연생태계가 굉장히 잘 보존돼 있구요,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자리가 남아있으면 당일에도 예약이 가능합니다!
예약을 하시려면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돼요!
https://reservation.knps.or.kr/information/trailInfo.action?trailCd=2
교현에서 시작해도 되고 북한산 우이역에서 시작해도 되는데요, 저는 교현쪽에서 시작했습니다. 교현탐방지원센터까지 가려면, 구파발 역에 내려서 1번 출구로 나와서 버스 704,34번을 타고 석굴암입구(우이령입구)에 내리시면 됩니다. 내리면 이렇게 우이령길로 가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비구름이 아직 잔뜩 껴있는 게 보입니다.
사실, 제가 이 날에 꼭 산행하기로 마음 먹었던 이유는요, 전날 밤에 비가온 상태여서 산의 푸르름이 더 짙어지고 나무와 흙 냄새를 더 많이 맡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낮에는 비가 안오고 저녁에 약간 오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둘레길 같은 가벼운 산행에 더 없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산행이 위험하지만, 비가 온 다음 날이나 아주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시간을 잘 맞추면 약간,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날 수 있답니다.
이런 아파트를 지나가면 탐방지원센터가 보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탐방지원센터에서 예약할 때 받은 QR코드를 찍고 들어갑니다. 간단하게 지도도 받았어요.
흙이 질척거리지 않고 적당히 수분을 머금어서 걷기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온도도 딱입니다.
걷다보면 계곡도 나오구요. 구름이 살짝 내려않은 산의 모습도 즐길 수 있답니다.
이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구요~ ㅎㅎ 아늑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여러 등산하시는 분들을 볼 수 있어요.
여기가 교현과 우이의 중간 지점입니다. '유격'이라고 새겨진 돌이 보이구요. 삼삼오오 모여서 간식타임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저도 이곳에서 준비한 간식을 잠시 먹은 후, 다시 출발했습니다. 저 공터 오른편에 난 길로 계속 올라가면 됩니다.
가다보니 한 부부가 우이령길을 걷고 있었는데요, 아버지께서 아이 목마를 태우고 걸으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더라구요 :) 산행 중에 숲의 아름다움에 빠지기도 하지만, 같이 산을 오르는 분들의 이런 소소한 이야기도 참 좋아요.
중간에 가다가 오봉전망대라고 하는 곳이 있는데요. 5봉을 볼 수 있는 유명한 포토존입니다.
여러분, 오봉 보이시나요.... 본래는 아래 표지판에 나온 봉우리들이 보여야 하지만, 우중산행의 단점은 멀리 있는 풍경이 너무 자욱한 구름 때문에 안 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허헛 ㅜㅜ 다음에 다시 오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ㅎㅎ 오봉을 못봤지만 그럼에도 우중산행이 주는 아늑한 매력은 대장점입니다!
중간에 한 번 더 공터가 나오구요.
군사도로였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대전차 장애물이라는 구간도 있습니다. 전쟁이 나면 도로를 봉쇄하기 위해 양쪽 커다란 장애물들을 떨어뜨려서 길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걷다보니, 안개가 더 자욱한 길이 나왔어요. 여기는 조금 으슥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들어가보니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이 자욱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는 오늘 같은 날씨에만 볼 수 있겠죠? 조금 두려우신 분들은 다른 분들 지나갈 때 같이 지나가셔도 좋고, 동행자를 한 분 데리고 오셔도 좋을 것 같아요.
걷다보니, 우이탐방센터에 도착했습니다. 탐방센터에 도착하면, 아름다운 산길은 끝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다시 교현으로 돌아가지 않고 우이역으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교현에서 시작할 때는 그리 식당가를 많이 걷지 않는데요, 우이탐방센터에서 우이역까지는 수많은 식당들과 카페, 아스팔트길을 2-30분 걸어야 우이역을 만날 수 있답니다. :) 오리집, 백숙집, 장어집, 산장 등을 거쳐서 내려오다보면 큰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우이역으로 들어가기 전에 산을 한 번 돌아보니, 해가 좀 나는 지, 산의 윤곽이 보이고 구름이 보이더라구요. 참 예쁩니다.
이렇게 무사히, 산행을 마쳤습니다. (잠시 팁! 북한산 우이역 1번 출구는 종착역으로만 사용되기 때문에 2번 출구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1번 출구로 들어가도 2번 출구로 건너가야 한답니다. )
저는 프로등산러는 아니지만, 우이령길을 지인에게 추천받아서 한 번 꼭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전하게 됐습니다. 생각보다 정말 좋았어요 :) 사람이 많지도 않으면서 조금 쉬엄쉬엄 자연을 즐기며 걷고 싶은 분들에게 북한산 둘레길 21코스를 추천하고 싶네요~^^
북한산 둘레길에 대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www.knps.or.kr/portal/dulegil/bukhansan/course21.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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